받은 만큼 주고 떠나려는 ‘의리남’ 임상협
[인터풋볼] 이현민 기자=
부산 아이파크 팬들은 슬프다. 상위 스플릿에 못 올라서? 아니면 힘겨운 강등 경쟁을 펼치고 있어서? 아니다. 이제 4경기를 치르고 나면 임상협(26)을 떠나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가 부산 유니폼을 입고 뛰는 날도 얼마 안 남았다. 시즌이 끝나면 국방의 의무를 위해 상주 상무로 이적한다.
임상협은 이제 잘 생기기만 한 게 아닌 축구도 잘하면서 잘 생긴, 축구선수로서 진정한 가치를 받고 있다. 2일 부산과 상주의 K리그 클래식 34라운드. 피 말리는 강등 전쟁에서 누가 웃을지 관심이 모아졌다. 경기 전 박항서 감독은 “임상협이가 알아서 잘 해주지 않겠느냐”며 웃으면서 농담을 던졌다. 박 감독은 일찌감치 임상협을 점 찍었고, 불사조 군단에 데려오려고 애썼다. 임상협의 박 감독의 제안에 ‘OK’했다. 박 감독은 이미 임상협에 대한 무한 애정을 나타냈다.
경기 시작부터 부산의 분위기는 좋았다. 시작 4분 만에 임상협이 일을 냈다. 상주 측면을 무너뜨린 후 정확한 크로스로 파그너의 선제골을 도왔다. 시작에 불과했다. 40분에는 파그너와 패스 플레이를 통해 기회를 만들었고, 홍정남과 1대1에서 침착히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추가시간에는 최광희의 빗맞은 슈팅을 헤딩슛으로 재치 있게 득점해 팀 승리를 이끌었다. 두 골을 넣었고, 두 번의 세리머니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임상협은 세리머니를 자제했다. 이유는 분명했다. 그는 “내년에 내가 소속되어 뛸 팀이다. 기분이 좋았지만, 예의를 갖추기 위해서였다. 사실 경기 내내 마음이 싱숭생숭했다”고 털어놨다.
상주전에서 2골 1도움을 올린 임상협. 4경기 연속골을 기록행진과 함께 어느덧 리그 11골이 됐다. 2011년(10골) 이후 두 번째 두 자릿수 득점을 세웠다. 득점 선두 전북 이동국, 수원 산토스(이상 13골)를 두 골 차다. 파그너(10골)와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며 팀을 강등권에서 벗어나게 했다.
임상협은 “시즌 초반 흐름은 괜찮았는데 몇 경기 반짝하고 부진했다. 더불어 팀 성적도 좋지 않아 마음고생이 심했다. 몸과 마음이 무거웠었다. 부진을 탈출하기 위해 스스로 많은 노력을 했다. 팀 훈련이 끝난 후 홀로 남아 슈팅 연습을 했다. 이때 골키퍼 (윤)정규가 남아서 내 슈팅을 막아줬다. 슈팅이 자신감이 생겼고, 다시 올라설 수 있게 됐다. 정규에게 고맙다. 그동안 노력했던 게 최근 성과로 나타나 행복하다”고 최근 상승세의 비결을 얘기했다.
이어 “득점왕보다 팀이 우선이다. 최근 골에 대한 집념은 갖되 집착은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팀이 우선이다. 팀이 있어 내가 있고, 성원해주신 팬들이 있기에 지금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니 자연스레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가기 전까지 프로다움을 보여드리는 게 내 임무다. 아직 강등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할 수 없고, 벗어난다고 해도 목표가 흐트러질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건 팀을 8위에 올려놓는 것이다. 입대 전에 팀과 팬들에게 자그마한 선물을 안겨드리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윤성효 감독은 “상협이가 확고한 목표의식을 가진 것 같다. 마음가짐이 달라졌고, 한층 여유가 생겼다. 이대로면 남은 시즌, 군에 가서도 충분히 잘할 거로 믿는다”고 신뢰를 드러냈다.
스스로 노력하고, 프로다움을 실천하는 임상협. 구단, 팬들,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그의 모습에서 진정한 의리가 느껴진다.
사진=부산 아이파크
기사 원문 : http://www.interfootball.co.kr/news/article/2014110306295459/?key=&page=1§ion_code=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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